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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효도여행] 담양 1박2일 바람따라 속삭인 고마움, 대숲에 담다

by 내가뭘알아 2025. 4. 6.

부모님과 함께한 담양 1박 2일 효도여행

– 바람 따라 속삭인 고마움, 대숲에 담다

 

가끔은 이런 여행이 필요합니다.
많이 보지 않아도, 멀리 가지 않아도,
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조용히 걸을 수 있는 그런 시간.

그래서 선택한 곳이 담양이었습니다.
초록이 가득하고, 마음이 천천히 풀어지는 곳.
부모님께 잠시라도 도시의 소음을 잊게 해드리고 싶어
이번 여행을 준비했어요.

 


첫째 날 – 대나무처럼 곧고 깊은 하루의 시작

1. 죽녹원 – 바람이 노래하는 숲길

담양 여행의 시작은 역시 죽녹원이었습니다.
입구부터 대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듯 솟아 있었고,
그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바람이 마치 환상 같았어요.

"와, 이런 데도 있었구나."
부모님은 깊게 들이마신 대숲 향에 절로 미소 지으셨고,
걸음을 옮길수록 표정이 더 부드러워지셨습니다.

대나무는 말이 없지만,
그 안에서 나누는 대화는 더 깊었습니다.
"이렇게 조용한 곳에서 너랑 같이 걷는 게 참 좋다."
그 한마디에 모든 수고로움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요.

 

📸 사진 포인트

  • 푸른 대숲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은 필수!
  • 죽녹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담양 시내 풍경도 놓치지 마세요.

 


2. 점심 – 담양 떡갈비 정식, 정성과 풍미가 살아 있는 한 끼

점심은 담양의 명물인 떡갈비 정식으로.
직접 다진 고기를 숯불에 구운 떡갈비는
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부모님 입맛에 딱이었죠.

“이런 건 집에서 해도 이 맛 안 나.”
어머니는 한입 드시고 감탄하셨고,
아버지는 된장찌개 국물까지 깔끔하게 비우셨어요.

함께 밥을 먹는 것.
그 단순한 일이 이렇게 따뜻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어요.
말보다 표정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고마웠고,
‘다행이다’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.

 


3. 메타세쿼이아길 – 나란히 걷는 길의 소중함

식사를 마치고는 담양의 또 다른 명소, 메타세쿼이아길로 향했어요.
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나무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이 길은
마치 부모님의 삶처럼, 바르고 정직하게 펼쳐진 길 같았습니다.

“이런 데 오니까 마음이 확 트이네.”
부모님의 말처럼, 이 길은 단지 풍경이 아니라
그동안의 속마음을 조금씩 꺼낼 수 있는 통로 같았어요.

 

💬 대화 포인트

  • “젊었을 땐 어디서 가장 많이 걸으셨어요?”
  • “우리 다음에 또 오자, 어디든 함께 걷자.”

사진을 찍고, 나무 그림자를 밟으며 천천히 걷는 그 시간이
참 특별했고, 오래 기억될 것 같았습니다.

 


4. 숙소 – 대숲 옆 한옥에서의 고요한 밤

이번 여행의 숙소는 대나무 숲이 보이는 한옥 펜션으로 골랐습니다.
온돌방에 이불을 펴고, 다같이 앉아 귤을 까먹으며
오랜만에 아무 걱정 없이 웃고 떠들었어요.

밤이 되자 창밖으로는 대숲 사이로 바람 소리가 들려왔고,
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.

“사실 요즘 이런 시간이 제일 좋다.”
저는 그 말이 고마웠고, 조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.
더 자주 챙기지 못했던 날들이 떠올랐거든요.

그래서 조심스럽게 말했어요.
“앞으로는 자주 이렇게 나가요. 꼭이요.”
부모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으셨습니다.

 


둘째 날 – 담양의 아침, 따뜻한 기억을 품고

1. 관방제림 – 자연과 추억이 어우러지는 산책

다음 날 아침, 관방제림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.
천변을 따라 펼쳐진 숲길, 천천히 흐르는 물,
그 안에서 부모님과 나란히 걷는 발걸음은
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어요.

이 길에서 부모님은 어릴 적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.
어머니의 어린 시절, 아버지의 첫 직장 이야기.
이야기를 들으며, 저는 부모님이 ‘그저 부모님’이 아니라
한 사람의 인생을 살아온 멋진 어른이라는 걸
다시금 느꼈습니다.

 


2. 아침 식사 – 시장에서 먹는 따뜻한 국밥

산책 후엔 근처 시장에서 순댓국과 따끈한 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했어요.
국물 한 숟갈에 몸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고,
시장 사람들의 인심도 따뜻해서 더 기분 좋았죠.

부모님은 국밥을 드시며
“이런 게 진짜 여행이지.”
하셨고, 저는 그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.

평범한 한 끼 속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던 건
그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겠죠.

 


여행을 마치며 – 바람은 잠잠했지만, 마음은 벅찼던 시간

담양에서의 1박 2일은 화려하진 않았지만, 아주 단단하고 따뜻한 여행이었습니다.

죽녹원의 대숲처럼 깊고 조용하게, 메타세쿼이아길처럼 곧고 따뜻하게
부모님과 나눈 이야기와 걸음은 오래오래 남을 것 같아요.

 

“또 오고 싶다.”
돌아가는 길, 부모님이 하신 그 한마디에
저는 다시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.
다음엔 더 예쁜 봄날, 더 포근한 가을날, 또 함께 걸으러 오자고.


🌿 효도여행, 담양으로 떠나보세요.
속도를 내려놓고, 마음을 올릴 수 있는 곳.
그곳엔 대나무보다 푸른 부모님의 미소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.
사랑은 말보다 발걸음으로 전해지는 거니까요.